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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09-01-25
4058
1469
없음
雲甫의 靑山圖를 보고


(청산도라고 이름 붙여진 비슷한 그림입니다.)
운보는 작고하신 김기창화백님의 호이다.
우연한 기회에 이 작품을 소장하게 되었고, 오랫동안 그림통에 넣어 보관하다가 최근에 검정색 나무테를 두른 표구를 하여 의자 뒷편에 걸어 두었다.


액자의 매트가 회색이라 초록빛 많은 이 그림에 무게를 더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나는 한자의 쓰임에 있어 청(靑)과 녹(綠)이 구분없이 쓰여지는 것 같아 헷갈릴 때가 있다.

하늘과 바다가 푸른 것인지, 산과 들이 푸른 것인지....
파랗다라는 말도 똑 같이 헷갈린다. 입술이 파란것인지 푸른 것인지...

이래서 나는 이 그림이 청산도가 아니라 녹산도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디를 들추어 봐도 녹산도라고는 안되어 있고 청산도 일색이다.(그래서 비단위에 주로 녹색을 사용하긴 하였으나 뒷산의 배경에 옅은 청색으로 먼산을 표현한 것이 보이므로 靑綠山水圖쯤으로 부르기로 한다.)

앞으로 미술계나 국어학게에서 어떻게 정리할지 두고 볼 일이다. 참고로 영어에서는 블루(blue)와 그린(green)은 확연히 구분되고, 한자에서도 청과 녹을 구분하면서도 漢詩나 그림에서는 이런 구분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 그림은 붉은 해와 우뚝솟아 병풍처럼 줄지어 서 있는 산과 폭포 그리고 그 폭포를 기점으로 이루어진 시냇물과 냇물의 양편에 위치한 논밭과 초록빛 가득한 들녘. 빨래하는 아낙네와 짙은 녹색을 띈 편평한 암벽위에 우뚝솟은 노송. 멀리 버드나무사이로 흐릿하게 보이는 2 채의 기와지붕을 한 민가가 보인다.

밭이랑을 가지런히 갈아놓은 것과 시냇물이 힘차게 흐르는 것과 아낙네들의 치마색이 붉고 노란색 저고리를 입은 것으로 보아 산촌(혹은 산을 낀 농촌)의 늦은 봄날 같은 생각이 든다.
시간적으로는 해가 산위에 닿아있는 것으로 보아,  산촌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오전 9시를 넘기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긴 하나 전체적인 분위기로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빨래를 할 시간이면 10시는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굵은 붓으로 산과 내의 경계를 표시하고 세밀한 부분은 과감히 생략한 채 녹색의 농담만으로 원근과 바위 산과 들을 구분하였고, 시냇물의 흐름이나 물속에서 드러난 바위 모두가 검은색으로 간결히 처리되어 있지만 물의 흐름이나 속도를 느낄 수 있게 표현되어있다.

4 그루의 노송은 이 마을의 역사가 꽤 오래된 것을 말하고, 시냇가에서 빨래하는 3 여인중 2 여인은 옷의 색깔로 보아 비교적 젊은 처자를 나타내는 것 같다.
하나의 해와 두채의 집과 세여인과 4그루의 소나무등이 적당한 위치를 두고 자리하고 있고, 빨래하는 여인들의 치마폭에서 쏟아지는 듯한 물줄기는 이 여인들이 아직도 가임기의 젊은 여성임을  또 한번 강조하는 듯하다.

해는 남성을 상징하고 토지(농토)는 여성을, 그리고 물은 생식을 상징한다.
물가에 배치된 4 그루의 노송은 이 마을의 역사를 상징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남성성의 상징으로도 볼 수 있겠다. 노송이라는 의미가 정욕의 다스림이 수월해진  만년의 남성상징인 것 같아 평화로움을 더해주는 것 같다.

세 여인 중 양가의 두여인은 붉은 치마와 하얀 저고리인데 가운데의 여인은 남색치마와 노란저고리를 입었다.
두여인은 빨래를 하고 물에 손을 담그고 있는데 한 여인은 다소곳이 물가에 앉아 잇기만 한데, 빨래를 하는 두 여인은 결혼을 하였고, 다소곳이 물에 손도 넣지않고 물가에 앉아있기만 한 여인은 미혼의 처녀인 것 같다.

그러면 이들의 정체는 대충 짐작이 간다.
옷의 색깔이나 앉은 위치로 보아 가운데의 여인은 이마을에 시집온지가 제법된, 집안의 큰 며느리인 것으로 보이고, 왼쪽의 빨래를 하는 여인은 갓 결혼한  새댁이다.

나란히한  두 기와집은 이들이 제법 여유로운 집안임을 나타내고 단순한 이웃이라기 보다는 형제이거나 아주 가까운 친척들이다.

번거로운 파종기를 막 마친(농가에서 빨래를 할 경우라면 아무래도 농삿일로 더러워진 옷을 빨러 나왔으리라 짐작되는데, 그렇다면 파종을 끝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오월의 어느 봄날 한 집안 식구(큰 며느리, 둘째 며느리(새댁), 시누이 이렇게 3명일 수도 있다)이거나 가까운 집안의 2 며느리와 시누이 이렇게 3명이 시냇가에 빨래를 하러 나왔다.

여러가지 집안일들과 이제 분주한 한 때를 넘겼으니 봄나들이를 어디로 가야할까와 시누이의 신랑감은 어떤 사람이 좋을까 등 흥미있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색조와 구도, 인물과 경물의 배치등으로 보아 무척 평화롭고 생동적인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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